2016년 3월 1일 화요일

책 <피로사회>, 쉬어도 우리는 항상 피곤하다.

<피로사회> - 한병철
나의 경우 자기관리/시간관리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업무시간에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다양한 툴도 많이 사용하는 편이고, 주말엔 자기계발을 위한 여러가지 플랜으로 가득차있다.
겉보기엔 열정(?)있게 사는 것 같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스스로 생산성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은 거부부터 하려는 것이다. 가령 친구들을 만나 술을 밤새 먹는다던지, 늦잠 또는 낮잠을 잔다는지..
또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쉽게 우울해졌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이러다 뒤처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자학적인 생각들.
마음을 잠시나 달래러 강연 또는 책을 봐도 긍정성만을 강조하며 열정을 찾으라고 난리다.
그렇게 지쳐가는 가운데 평소 좋아하는 강사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 바로 <피로사회>라는 책이다.

p12.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질병이 있다. 21세기 초는 전염성 질병이 아니라 경색성 질병이며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질병이다.

p23. 21세기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무한정한 ‘할 수 있음’ 이 성과사회의 긍정적 조동사이다.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모티베이션이 대신한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을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든다.

사회적 무의식 속에는 분명 생산을 최대한 하고자 하는 열망이 숨어 있다. 생산성이 일정한 지점에 이르면 규율의 기술이나 금지라는 부정적 도식은 곧 그 한계를 들어낸다.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서 규율의 패러다임은 ‘성과의 패러다임’ 내지 ‘할 수 있음’ 이라는 긍정의 도식으로 대체된다.

생산성의 함정이라는 말을 정확히 보여준다.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을 때 반발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일과 능력의 피로이다.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의 한탄은 아무것도 불가능 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우울증은 긍정성의 과잉에 시달리는 사회의 질병으로서,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을 반영한다.

긍정성 과잉과 성과사회의 부작용, 생산성의 함정에 대한 해결책으로 책은 해결책으로서 “사유”를 제시한다.

P32.심심한 것에 대해 거의 참을성이 없는 까닭에 창조적 과정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 저 깊은 심심함도 허용하지 못한다.
잠이 육체적 이완의 정점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다. 단순한 분주함은 어떤 새로운 것도 낳지 못한다.
심심함이란 “속에 가장 열정적이고 화려한 안감을 댄 따뜻한 재빛 수건이다”

p45. 사유는 활동적 삶의 활동 가운데서도 가장 활동적인 것이며, 순수한 활동선의 면에서 모든 활동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P48. 니체가 표명하는 것은 사색적 삶의 부활이다.
사색적 삶은 오히려 몰려오는 또는 마구 밀고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저항을 수행하며, 시선을 자극에 내맡기기보다 주체적으로 조정한다.

현대 사회는 평온의 결핍이다. 사람들은 계속 바빠지고, 끊임없이 활동하고, 부산해진다.
이제 잠시라도 중단하고 사유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되지 않을까?
무언가를 하지 않을 힘이 필요하다.

p104. 21세기의 대표 질병인 소진 증후군이나 우울증같은 심리 질환들은 모든 자학적 특징을 지닌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폭력을 가하고 자기를 착취한다. 타자에게서 오는 폭력이 사라지는 대신 스스로 만들어 낸 폭력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러한 폭력은 희생자가 스스로 자유롭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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